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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MBC 방송 캡처 |
“아이돌, 그런 정신으로 무대에 선다면 힘들다”
지난 1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는 뮤지컬 ‘라카지’(원제:La Cage Aux Folles)의 주역 정성화, 남경주, 이민호, 2AM 창민이 출연해 눈길을 모았다. 뮤지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우리나라 대표 뮤지컬배우이자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남경주가 아이돌 스타들의 뮤지컬 도전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밝혀 화제가 됐다.
남경주는 “이 자리에서 따끔하게 한 마디하고 싶다”고 운을 떼며 “어떤 아이돌이라고는 밝힐 수 없지만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인터뷰하는 것을 봤다. 그 아이돌은, 연습을 몇 번 못 나가서 공연 때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뮤지컬 공연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하는 뮤지컬 연습을 대충한다고 오해할까봐 걱정이 된다. 뮤지컬을 많이 하고 있는 나도 매 작품 두 달 간의 연습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게 해도 무대에서 제대로 표현하기가 힘든데 그런 정신으로 무대에 선다면 함께하는 동료배우들도 힘들어진다”라며 안일한 자세로 무대에 오르는 아이돌에게 충고했다.
이 말에 뮤지컬에 오른 경험이 있는 MC 규현은 “정말 연습기간 동안 작품에 미치지 않고서는 소화하기가 힘들다. 편한 마음으로 뮤지컬을 시작하는 아이돌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남경주의 말에 동의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 날 남경주는 자신이 뮤지컬계에서 A급 배우지만 아이돌이 개런티를 더 많이 받는다고 깜짝 고백을 해 놀라움을 샀다.
아이돌이 뮤지컬에 출연한 사례로는 뮤지컬 ‘페임’에서 슈퍼주니어 은혁, 소녀시대 티파니, 천상지희 린아, 트랙스 정모 등 대거출연해 눈길을 끌었고 ‘금발이 너무해’에서는 f(x) 루나, 제시카 등이 도전했다. 아이돌 1세대 SES 바다는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급부상하며 여러 작품에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슈퍼주니어 규현, ‘삼총사’에는 허영생, 오원빈 등 많은 남자 아이돌이 출연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작품에서 아이돌이 당연하게 출연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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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리뷰스타 DB (뮤지컬에 도전한 아이돌) |
요즘 뮤지컬 주연 배우들을 보면 아이돌이 한 두 명씩 작품에 포함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뮤지컬 제작사 측은 “연예인이 등장하지 않으면 표가 안 팔려서 뮤지컬 배우만으로 채우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뮤지컬의 전문성과 아이돌의 인기가 만난다면 분명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아이돌을 캐스팅 하는 것이 홍보에 도움이 되지만 흥행에도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특히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앞에서 볼 수 있고 작품보다 해당 연예인을 보기위해 공연장을 더 찾을 수 있다. 연예인 입장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제작사, 연예인, 관객 모두에게 '윈-윈 전략'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뮤지컬은 전문성을 매우 필요로 하는 공연이다. 아이돌 가수가 노래를 하기 위해 해왔던 발성연습과는 달리 가사 전달에 신경 쓰면서도 춤, 연기가 병행되어야 한다. 뮤지컬 배우로 도전장을 내민 아이돌은 다른 작품들을 많이 해왔던 전문 뮤지컬 배우들보다 몇 배 이상의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정을 핑계로 제대로 연습을 하지 않아 실제로 공연에 차질을 주는 아이돌이 있다고 해 씁쓸하다. 이는 자신의 노력보다는 그룹의 후광이나 팬덤의 인기에 무임승차해서 자신의 입지를 한 단계 높이려는 수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하는 학생들의 시각에서 봤을 때, 자신들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돌이 연습시간에는 게으르다가 무대에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겪게 된다면 어떨까. 더 열심히 무대에 오르겠다는 마음보다는 그동안의 노력이 허무하고 허탈하게 느껴질 것이다. 티켓 파워로서 아이돌이 필요하다는 제작사의 의견이 있지만 아이돌이 공연 매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수치상으로 나온 부분도 없다. 따라서 지나친 아이돌 섭외보다는 전문적인 뮤지컬 배우들을 기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뮤지컬 문화가 발전되는 데 이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정말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서 뮤지컬 배우들보다도 더 열심히 연습하고 무대를 꾸미는 아이돌도 있다. 개런티를 받지 않고 뮤지컬을 배우려는 마음으로 임하기도 하고 아이돌 후광을 버리기 위해 아주 단역부터 시작하는 스타들도 분명 존재한다.
뮤지컬계는 인기 연예인에 의존하기보다는 뮤지컬 전문 배우들을 육성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요즘에는 모든 영역의 벽이 허물어지고 경계가 없이 활동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시대가 됐다고는 하지만 정말 자신이 노력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면 과감히 놓을 줄 알아야 한다. 뮤지컬이 대중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아이돌을 기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는 준비된 아이돌일 때 가능하다. 티켓파워와 뮤지컬의 전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 진정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 성공이 될 것이다.
Source & Image : 한국일보 via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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