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8일 화요일

'놀러와' 400회,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변해야 산다





9년, 400회, 1909명의 게스트.

27일 방송된 MBC TV 버라이어티 토크쇼 ‘놀러와’는 9년의 시간을 기념하는 자축의 분위기로 진행됐다. 장장 400회의 역사를 보여주기에 특집의 시간은 짧았다.

9년 동안 찰떡호흡을 과시한 MC 유재석과 김원희는 서로가 아니라면 ‘놀러와’의 진행을 맡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끈끈한 동료애를 과시했다.

김태원, 윤도현, 유승민 등 초대 게스트들은 '놀러와'에서 새로운 예능 인생을 시작했다며 저 마다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속내는 쓰라리다. 지난해 말부터 시청률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날 방송은 장수의 비결과, 한계에 다다른 이유까지 모든 것이 분명히 드러나는 특집이기도 했다. 400회 특집을 기념으로 '놀러와'가 극복해야 할 한계를 짚어본다.

새로운 패널이 필요하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돋보이는 출연자는 역대 패널인 박명수와 노홍철. 수 년간 고정패널로 활약한 박명수는 ‘놀러와’를 통해 트레이드 마크인 버럭 개그를 구축했다.

박명수는 유재석이 할 수 없는 말들을 자신이 대신 해줄 수 있었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았다고 전했다. 또 노홍철을 ‘길바닥 출신’이라고 놀리며 자신과 노홍철이 ‘놀러와’에 큰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농담이지만 뼈가 있는 말이다. ‘놀러와’의 핵심은 게스트를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분위기에 있다. 유재석도 김원희도 게스트를 공격하지 않는다. 두 MC가 할 수 없는 역할을 할 새 패널이 필요하다.

유재석과 김원희는 허를 찌르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고정된 캐릭터가 있으니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놀러와’에서 스타의 눈물 고백을 듣기 힘든 이유다. 새로운 패널을 통해 대중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어야 한다.

착한 컴플렉스 벗어나기

‘놀러와’는 타 방송사가 변화를 추구하며 대중을 맞춰가는 동안 늘 같은 포맷을 고집했다. 하지만 9년이면 강산도 변할 시간. 같은 포맷을 반복하는 ‘놀러와’의 하락세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KBS 2TV ‘안녕하세요’와 SBS TV ’힐링캠프’의 역공은 ‘놀러와’를 더욱 침체시켰다. ‘안녕하세요’는 일반인의 고민을 들어주는 새로운 포맷. ‘힐링캠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섭외력을 행사하고 있다.

게스트는 고민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MC들로부터 다소 불편한 질문을 받기도 한다. ‘놀러와’는 이런 클라이막스가 없다. 착한 MC 컨셉트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놀러와’가 타프로그램을 쫓아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평균 5%를 넘지 못하는 저조한 시청률은 프로그램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위기, 새 코너에 달렸다

‘놀러와’ 제작진은 400회를 필두로 새로운 코너인 ‘트루맨 쇼’와 ‘방바닥 콘서트’를 신설했다. 이 중심에는 역시 유재석과, 김원희가 있다. 고정패널인 은지원, 김나영의 역할도 중요하다.

제작진이 특히 중점을 두는 부분은 ‘방바닥 콘서트’다. 새 코너의 첫 손님으로 그룹 015B가 초대됐다. 쎄시봉 열풍을 잇겠다는 포부다. 신정수 PD의 기획섭외가 더 중요해졌다.

'방바닥 콘서트'는 전 기획섭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코너인 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놀러와'의 부진은 게스트가 원인이 아니다. 섭외도 중요하지만, 게스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안녕하세요’와 ‘힐링캠프’는 이슈와 섭외력으로 ‘놀러와’를 밀어부치고 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식의 변화가 아니라면 격차가 큰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쫓아가기 힘들다.

‘놀러와’는 전성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400회를 회생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다시 의기투합한 신정수 PD와 MC 유재석, 김원희가 시청자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ource & Image : TV리포트 via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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