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때론 주구장창 읊는 장문의 대사 보다 적절한 BGM 하나로 모든 게 설명되는 순간이 있다. 이럴 때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디와 정제된 가사가 만나 이루는 감동은 말이 주는 의미를 넘어선다.
이 같은 순간을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에서는 자주 접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1990년대 당시 인기를 끌었던 가요를 다수 등장시키는 것으로 극의 상황과 인물들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 양파 ‘애송이의 사랑’
양파의 ‘애송이의 사랑’은 윤제(서인국)의 풋풋한 ‘시원앓이’를 드러낼 때 사용됐다. 어린 시절부터 형제처럼 같이 자란 두 사람은 청소년기를 거쳐 2차 성징을 경험하며 서로를 이성으로 보게 했고, 윤제는 이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며 시원에게 결국 입을 맞췄다. 이때 등장한 음악이 바로 ‘애송이의 사랑’. 양파의 청명한 음색과 함께 이어진 드라마틱한 곡 전개는 첫사랑을 앓는 소년과 소녀의 마음을 100%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델리스파이스 ‘고백’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은 윤제와 시원의 성장기를 그리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시원의 생일이면 꼬박꼬박 선물을 준비하는 윤제와 달리, 시원은 매번 ‘성시원 이용권’ 쿠폰을 건네는 것으로 이를 대신했고 이는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했다. 아주 어린시절부터 계속돼 온 이 선물교환은 윤제가 11살의 나이로 부모님을 잃었을 당시 ‘무조건 웃겨주기’ 쿠폰이 사용된 것을 시작으로, 윤제가 유정(신소율)에게 고백 받은 사실을 시원에게 알리며 “만나지 말라고 해라”라고 할 때 위력을 발휘했다. 윤제가 시원의 ‘무조건 소원들어주기’ 쿠폰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윤제와 시원이 느끼는 성장통과 로맨스의 위기는 가까운 친구를 어느덧 좋아하며 느끼는 혼란을 담은 '고백'의 가사와 꼭 닮아있었다.
# K2 ‘슬프도록 아름다운’
K2의 ‘슬프도록 아름다운’은 동성친구 윤제를 좋아하는 준희(호야)의 조심스러운 마음이 표현될 때 등장했다. 삐삐세대였던 당시 준희는 윤제를 좋아하는 마음을 ‘1004’ 번호를 찍는 것과 함께 음악선물로 대신했고, 이때 선물한 것이 바로 ‘슬프도록 아름다운’이다. 윤제가 K2 음악만 듣는 것을 알고 있기에 건넨 선물이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을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간직하고만 있는 준희식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표현 방법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윤제에게 거절당한 유정을 위로하며 학찬(은지원)이 이어폰을 건낼 때 흘러나온 젝스키스 '커플'이나, 문병와서 잠든 시원을 윤제가 사랑스럽게 바라볼 때 흐른 김정은의 '널 사랑해' 등도 적재적소에 사용된 BGM의 예이다.
Source & Image : OSEN via Nave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