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5일 수요일

양현석 "싸이 美진출, 돈은 중요하지 않다"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가수 싸이의 미국 진출을 곁에서 지켜본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의 말이다. 양현석은 "앞으로 더 신중하게 풀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평상심을 잃지 않았다.

싸이가 드디어 미국에 진출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싸이가 미국 최대 음반사 유니버설뮤직 산하에 있는 유니버설 리퍼블릭 레코드와 음반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해외 매니지먼트는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이 운영하는 아일랜드레코드가 맡는다.



양현석(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양현석은 이날 이데일리 스타in과 전화 통화서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는 "싸이가 기존 '잘 나가는' 한국 아이돌 그룹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서 52일 만에 1억뷰(View)를 돌파했다는 그 자체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고 흐뭇해했다.

앞서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서 약 1년에 걸쳐 5000만 건의 조회수를 넘겼고, 소녀시대의 '지(Gee)'가 3년여 동안 약 8400만 조회수를 기록했던 터다. 싸이의 기록은 한국 가수 사상 최단·최고의 성적이다. 이번 유니버설 리퍼블릭 레코드와의 계약으로 미국 활동의 청신호를 켠 싸이의 행보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마음속에서 진짜 우러나오는 음악을 하면서 우리가 먼저 즐거워해야 대중 역시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깨달았다는 게 양현석의 생각이다. 그는 "어떠한 목적을 갖고 요령을 부려 억지로 만든 뮤직비디오나 음악은 오히려 결과가 좋지 않았던 때가 잦았던 것 같다"며 "대중에게 환영받는 뮤지션의 자세가 무엇인지 되돌아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양현석은 무엇보다 싸이의 미국 진출이 가져다 줄 또 다른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보다 그 주인공이 한국 가수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배용준이 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에서의 한국 드라마 전성시대를 이끈 것처럼, 보아가 K팝의 선구자 역할을 한 것처럼, 싸이가 미국에서 그러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바랐다.

그는 "싸이가 미국에서 돈을 얼마나 버느냐도 중요하지 않다. 그가 한국 가수에 대한 편견과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대가 크다. 그는 "싸이 덕분에 가깝게는 같은 소속사 동료인 빅뱅이나 2NE1부터 멀게는 다른 한국 가수 모두의 세계 진출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문화라는 큰 범주 안에서 보면 음악 하나로 파생된 긍정적인 영향이 한국의 국가 브랜드는 물론 경제·산업에 걸쳐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자생적인 인기에 힘입어 이뤄진 싸이의 미국 진출이 높게 평가받을 일이자 그가 거둔 가장 큰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우영 (fac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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