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5일 수요일

이하나, 그녀가 사라졌다…어서 불어와라 찬바람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이 넓은 우주 안에 나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 단 두 가지만 존재한다.'배우 이하나(30)는 '몰입'의 시간을 즐긴다. 잠깐이라도 생각의 끈을 놓지 않고 가지고 가다보면 진짜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고속버스를 타고 강원 속초로 혼자만의 여행을 다녀왔다. 밥 먹고 싶을 때 먹고, 무엇이든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온전한 나 위주의 시간을 통해 충전을 마쳤다. 가을께 발표할 새 음반 구상도 했다.

영화 'R2B: 리턴 투 베이스' 인터뷰차 마주했을 때도 이하나는 주어진 시간에 몰입했다. "힘들게 시간을 내줘서 감사하다"면서 중간중간 두서없이 적은 파란색 공책을 꺼내 그 시간을 꽉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전북 군산에서 모녀 팬이 보내준 편지를 항상 지갑에 가지고 다니는 모습에서 평소 주위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드라마 '연애시대'를 찍었을 때 처음 느꼈어요. 프레임 속에 들어와 있는 연기자들보다 추운 날에도 당연하다는 듯 일해주는 스태프들의 모습이 충격적이었거든요. 스태프들을 보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연기했던 것 같아요. 반면 안 좋은 소리를 들었을 경우에는 많은 상처가 되는 것 같아요."
상처를 받았나 보다. 이하나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영화 'R2B' 촬영 때 호의를 베풀었던 게 오해를 받아 속상하다"고 털어놓았다.

"(신)세경 팬들이나 나에게 믿음이 있는 분들에게 바로잡고 싶은 부분이 있다. 세경이가 영화 촬영하면서 배우들끼리 사인을 안 하기로 했다고 말하는 것을 방송에서 봤다. 그 방송을 보고 유준상 선배님께 전화했더니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 군부대에서 배우들이 촬영을 하고 있으니 사인을 부탁하지 말라고 한 게 와전됐던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 오해를 품고 있는 분들이 있어서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간담회 때 세경이가 인기가 많아 사람이 몰릴 수 있고 스케줄도 많이 바쁘니 내가 더 열심히 사인을 했다고 말했는데 이 부분이 '마케팅'으로 비쳐졌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제까지 단 1%도 내 이익을 위해 사인을 해본 적이 없다. 세경이가 있건 없건 군부대에 진심으로 손목이 저릴 만큼 사인을 한 적도 있다. 군에서도 사인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했다."
"진정한 호의가 화살이 돼 올 수도 있구나 싶었다. 생각지도 못한 심한 말도 들어서 사인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는 것 같다. 다음부터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속상해했다. 하지만 곧 "생각을 고쳐먹었다. 진심이 다시 통할 때까지 열심히 해야겠다"며 웃었다.

이하나는 "팬들은 팬들대로 낙심해 있고 나에게 호감이 있던 팬들도 나에게 속았다고 말씀하니 너무 속상하다. 내 이미지를 위해 동료들을 배신했다는 말도 있더라"면서 "그렇다고 세경이와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방송에 대해서는 서로 오해를 풀었다. 단지 내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팬들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연기활동도 그렇고…. 일을 하다보니 제 주위의 어떤 사람도 굉장히 소중하다는 것을 느껴요"라는 고백이다. "어떨 때는 나를 지지해주는 많은 분들보다 정말 의리가 있는 팬들에게 감동받을 때가 많다. 그분들을 위해 이제는 SNS도 하려고 한다. 팬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도 보여주고 어떤 것이 좋은지 자랑도 할 예정이다. 팬들과 공유하면서 소통의 에너지를 얻고자 한다."
이하나는 11월께 발표할 앨범에 가사를 입히기 위해 잠시 '몰입'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노트, 펜, 아이폰, 이어폰, 카드만을 들고….

"한 달? 두 달? 이번에는 조금 길게 가지려고 해요. 집중해서 음악작업을 마치고 나올게요. 찬바람 불면 다시 뵙겠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하시고요. 하하."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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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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